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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 Pop Album Review/J-POP & Asian Pop

KARA - Girl's Talk (2010) (카라 일본어 정규앨범 리뷰 시리즈 1)

by K.S.H. 2023. 2. 15.

들어가며: 지난 11월 29일 일본 오사카 쿄세라돔에서부터 시작된 카라의 15주년 기념 완전체(무대 위에서 하라는 항상 멤버들 곁에 있습니다. 믿으셔야 합니다.) 컴백 활동이 3월 3일 오사카 팬미팅으로 일단 마무리됩니다. (추신: 이후 한국(서울)에서 의 팬미팅은 4월 8일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2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어쨌든 뜻깊은 이번 활동의 마무리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조만간 일본 팬미팅 시작 때까지 한국의 (카밀리아들이 아닌) 음악팬들에게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카라의 일본어 정규 앨범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DSP는 도대체 어떤 계약을 했길래 카라의 일본어 음원들을 CD는 그렇다치고 음원조차 국내에 배급을 안했던 것일까요. 그것은 RBW에 DSP의 모든 지적 IP가 넘어간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배급 절차를 수행해 줘야 할 유니버설 뮤직 코리아는 아티스트와 본 소속사가 가만히 있으니 일을 할 턱이 있겠나요. 결국 한국의 어떤 음원 사이트에서도 카라의 일본어 앨범은 감상이 불가합니다. (아마 일본 계정을 파셔서 애플뮤직을 들으시는 분들이나 일본 계정 아이튠즈 쓰시는 분들만 가능하실거에요.) 그래서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음원들을 최대한 연결해서 오늘부터 앨범 단위로 음반 리뷰와 함께 이 페이지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게 만들어드리려 합니다. 아직도 카라의 일본어 음반들을 안들어보신 분들은 제발 좀 들어봐주세요. 당신이 이 레퍼토리를 모른다면 당신은 카라의 음악세계의 절반밖에 모르는 건지도 모릅니다. 

 

음반의 통상반 자켓 (초도한정반 C형과 동일함)

 

'미스터'의 열풍 속에서 조금은 급하게 준비된, 그러나 수록곡들은 모두 훌륭한

 

   카라의 일본어 가사 악곡은 원래 공식 일본 싱글과 앨범 발표 이전에도 공개가 된 적이 있다. 물론 정식 음반의 형태가 아니라, 한국에서도 발매되었던 DVD패키지 [Sweet Muse Gallery](2010)의 일본판에 보너스로 수록된 <Pretty Girl>, <Honey>, <Wanna>의 일본어 버전 음원 트랙들이 그것들이었다. 하지만 정식으로 일본의 메이저 레이블 유니버설 뮤직 저팬 산하의 유니버설 시그마(Universal Sigma)와 음반 제작 및 배급 계약을 맺은 후, 카라는 일본 진출을 본격화했다. 일단 첫 싱글이자 한국에서의 메가 히트곡 <Mister>의 일본어 버전 <ミスター>가 그 해 8월 11일 발매되어 첫 주에 오리콘 싱글 차트 5위라는 당시 (일본에서 아예 데뷔시절부터 활동한 것이 아닌) 한국 걸그룹으로서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고, 그 여세를 이어 9월에는 기존 한국어 히트곡을 모은 한국어버전 베스트 앨범 [Kara Best 2007-2010](2010)이 발매되었다. 이어서  두 번째 싱글이자 한국에서 다음 EP의 타이틀 예정곡이었던 <Jumping>의 일본어 버전인 <ジャンピン>이 11월 10일 공개되어 역시 첫 주에 오리콘 싱글 차트 5위를 기록했다. 이 과정 이후 11월 24일 발표된 것이 일본어 앨범 정규 1집인 [Girl's Talk(일본어 표기는 ガールズトーク)]였다. 

   사실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2곡의 기존 발표 싱글의 A-B사이드 곡들 4곡(<ミスター>와  <ジャンピン>의 B사이드곡은 각각 <アンブレラ>('루팡'앨범 수록곡 'Umbrella'의 일본어 버전, 단순 개사로만 끝나지 않고 악곡도 원곡에 없는 몇 마디 브릿지가 추가되어 재녹음되었다.)와 [Jumping] EP(2010.11.16 발매)의 서브타이틀곡이었던 <Burn>의 일본어 버전  <バーン>이었다.)과 일본에서만 추가된 신곡 2곡을 빼면 남은 4곡이 앨범 발표 날자 이전에 다 한국에서 공개된 트랙들의 일본어 버전이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전체 10곡 중에 5곡은 [Jumping] EP 수록곡 전체를 그대로 일본어 버전으로 번안한 셈이란 얘기다. 사실 당시 한-일을 엄청나게 바쁘게 오가던 카라의 활동을 고려할 때, 일본 음반사 측에서도 일본어 신곡을 많이 요구하긴 어려웠을 것이고, 당시 스윗튠 작곡팀의 일본 내에서의 신뢰도가 워낙 컸기에 일단 한국 곡들을 믿고 가자는 분위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한국어 앨범 속의 <Love is>, <Binks>, <With>를 이 앨범에 실린 <ラブ・イズ>, <ビンクス>, <スウィートデイズ(Sweet Days, 이 곡만 한국어 버전과 제목이 다르다)>와 각각 대응해서 들어보면 어떻게 가사를 번안했는지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솔직히 MR편곡은 전혀 차이가 없다.) 마지막 트랙은 한국에서의 메가 히트곡 <Lupin>의 일본어 버전이다. 

 

 

 

Kara - Girl's Talk 전곡 플레이리스트

 

더보기

1.  Jumping (ジャンピン)
2.  Mister (ミスター)
3.  Baby I Need You (ベイビー・アイ・ニード・ユー)
4.  Sweet Days (スウィートデイズ)
5.  SOS
6.  Love Is (ラブ・イズ)
7.  Binks (ビンクス)
8.  Umbrella (アンブレラ)
9.  Burn (バーン)
10. Lupin (ルパン)

 

   그래서 일본어 앨범으로서의 이 앨범의 정체성을 살리는 곡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2곡 - <Baby I Need You>와 이들이 출연한 드라마 '우라카라(URAKARA)'의 오프닝 테마곡인 'SOS'다. (당연히 70년대 그룹 아바(ABBA)의 곡이나 같은 시대 일본의 여성 듀오 핑크 레이디(Pink Lady)의 곡과는 동명이곡이다.) 전자는 당시 한국의 트렌드와는 확 다른 복고적이고 유럽 풍의 일렉트로닉 디스코-팝 트랙으로, 나름 확실한 훅이 인상적이다. (물론 이 '훅'은 확실히 J-POP 스타일의 '훅'이다.) 이 때부터 카라와 인연을 맺게 된 DJ출신의 작곡가 아미슬릭(ArmySlick)이 제공했다. 그는 당시까지는 아직 일본 내에서 그리 두드러지지는 않았었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DJ로서는 명성을 갖고 있었으며, 카라와의 작업 이후 더 지명도를 쌓고 AAA, E-Girls, 노기자카46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일본의 정상급 주류 작곡가로 활동중이다. 후자의 곡 <SOS>도 역시 아미슬릭과 함께 3인조 디제잉 보컬 그룹 Jam9이 공동으로 만든 작품으로, 쉽게 따라부르기 좋은 캐치한 멜로디를 강조해서 멤버들의 제창이 후렴 부분에서 더 흥겨움이 배가되는 곡이다. 대중도 드라마 주제곡으로 익숙하고, 멤버들도 좋아해서인지 항상 일본 카라시아 콘서트의 중후반부에서 관객들과 흥을 즐기는데 계속 선곡되었다. (아직도 도쿄돔 공연 때의 그 흥겨움의 절정을 잊을 수 없다.)

   이 앨범으로 카라는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 최고 2위까지 올랐음과 동시에 최종 50만장까지 판매하면서 일본 음반협회에서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이런 표면상의 수치만으로도 놀라운 성과였지만, 그걸 넘어서 당시 일본의 대중은 TV와 음반점, 가라오케를 가릴 것 없이 온통 '카라 열풍'에 빠져들고 있었다. 보아나 동방신기를 보면서는 자신들의 가수인양 착각하는 일본인들도 가끔은 있었겠으나, 적어도 그럴 일은 없었던 5명의 소녀들의 걸그룹이 이렇게 일본인들과 빠르게 친숙해지리라고는 한국도, 일본도 아무도 예상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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